빛의 현관 (north light)을 읽고

빛의 현관 링크

한 건축가의 Work – Life balance 이야기 라고 표현하면 너무 함축적이려나.
주인공 아오세는 딸 하나가 있는 아빠지만, 이혼을 한 상태. 이혼을 한 시점 전후에 직장도 잃고 개인 삶은 극도로 피폐해지나 얼마 후에 대학동기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에 취직하면서 직업으로서 안정을 찾아간다.

어느 날 이상한 주문을 하는 의뢰인. “아오세가 살고 싶은 집을 지어주세요” 라는게 조건. 아오세는 오랜만에 복붙이 아닌 창의적인 과정을 통해 본인도 만족할만 한 Y주택을 짓게 되고. 그 집은 어느 책자 건축물 200선에 실리게 된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딸과 대화에 진전을 보이고 전 부인 유카리와 다시 이야기를 할 계기가 된다.

하지만, 그렇게 정열을 쏟은 Y주택에 의뢰인 요시노가 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요시노를 찾으러 다니면서 주인공 아오세의 과거와 요시노의 과거 일부가 겹침을 알게 되고 책은 클라이막스에 다다른다. 그리고 이 모든 배경에는 유카리가 있었음을 알게 되고. 책은 딸과 함께 아오세가 Y주택을 청소하러 가는 내용으로 마무리를 지으면서 향후 같이 살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준다.

무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움직였던 감정의 근원은. 그건 아오세가 혼신을 다해 만든 건축물도 아니고. 가족의 이혼 후 화합도 아니었고. 아마 아오세와 아오세 아버지와의 관계였지 싶다. 언제나 무뚝뚝한 아버지가 아오세가 좋아하는 구관조를 지켜려다 목숨을 잃는 그 내용이 왜 이리 마음이 아팠던지. 나의 아버지도 나에게는 많이 무뚝뚝하셨지만, 가족만 생각하시다 결국은 가족을 위해 돌아가신 그 상황과 맞물려서일까. 책을 마무리한 시점이 아버지 기일과 비슷하여 아버지 산소를 다녀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의 원제 North light. 일반적으로 창을 북쪽으로 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북쪽으로 오는 빛을 이용해 주택을 짓는 아오세는 어찌보면 어머니 같은 따뜻하고 편안한 남쪽 빛보다 아버지 같은 무심하지만 은은한 빛을 바랬던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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